Life

자투리 동전 행복론

itisjustK 2022. 3. 3. 17:25

ㄴ은 누가 빼먹었는감?

3월 2일이다. 예전과 같았으면 개강 때문에 이리저리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이번에 졸업을 해서 조금은 여유를 느꼈다. 이제 개강이라는 말도 점점 낯설어지겠지. 집을 나와 헬스장에서 가슴 운동을 간단히 하고 늘 가던 카페에 와서 앉았다. 개강이라고 이 카페도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원래라면 내가 늘 앉던 사각 테이블에 앉았겠지만 자리가 없어서 창가 자리에 앉았다. 이 카페는 자리가 넓어 쾌적하기도 하고 조용해서 자주 온다. 충전 콘센트도 많고 와이파이도 빵빵하다. 커피도 맛있다. 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긴 하지만. 산미도 없고 적당히 맛과 향이 두텁고 씁쓸하다. 여기서 틀어주는 음악도 적당히 잔잔하고 내가 좋아하는 재즈를 틀어준다. 사실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창가 자리에 앉은 김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이 카페는 언덕에 있어서 사람들도 잘 보이고 하늘도 보인다. 오늘은 구름이 별로 없고 하늘 색도 딱 이쁘다. 개강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예상치도 못하게 앉은 자리에서 행복을 느꼈다. 모든 게 쾌적하고 좋다. 책상과 의자 높이도 딱 맞다. 오늘 운동하다가 몇 년 전에 들었던 잊고 있던 노래를 다시 듣게 됐다. 그때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어도 여전히 좋다. 3월이라고 날씨도 많이 풀렸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봄 외투를 꺼내 입었다. 이 스파 브랜드 가죽재킷을 좋아하는데 팔 길이도, 어깨 선도, 총기장도 내 체형에 맞춰 제작한 듯 딱 맞다. 음악도 좋고 쫓기는 것도 없고 커피도 맛있고 입은 옷도 좋고 자리도 편하고 하늘도 이쁘고. 그래서 나는 행복을 느꼈다.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느꼈다. 마치 깜짝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그래서 기분이 덤으로 좋다. 역시 행복은 내 근처에 있었다. 마치 가방 속에 돌아다니는 자투리 동전과도 같달까. 소소한 행복을 나 몰라라 던져두지 말고 찾아서 살뜰히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