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spective

독립서점 플랫폼 어플 '킨디' 제작 일지 (2) - 팀 샌들즈 어셈블

itisjustK 2022. 12. 20. 16:52

- 본 글은 독립서점 플랫폼 어플 '킨디'를 제작하는 기간 동안 남겼던 메모를 엮어 재가공한 글입니다.
- 따라서, 상당히 주관적인 글이며, 당시 제가 느꼈던 걱정, 불안감, 긴장, 즐거움, 자기반성 등의 감정이 소상히 적혀있습니다.
- 더군다나, 현시점에서 다시 더듬어보는 상황도 있기에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 그러니, 재미로만 봐주세요.
- 혹시, 킨디가 궁금하시다면 이쪽으로 오세요.


#1

무사히 아이디어 피칭을 마치고, 팀 빌딩을 위한 본격적인 시간이 며칠 주어졌다. 아이디어를 피칭한 사람은 함께 하고 싶은 팀원을 찾아 나서는 시간이었고, 아이디어를 들은 사람은 각자 관심이 가는 팀으로 가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오면 다시 설명을 해드릴 수 있게 발표 때 썼던 keynote를 내 화면에 띄워놓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아이디어에 대해 흥미를 보이시고 질문들을 해주셨다. 그중 실력있기로 소문이 자자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그런 분들은 이미 팀 빌딩이 완료된 상태여서 아쉬웠다. 아이디어가 재밌다며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첫째날이 흘러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아이디어가 흥미롭다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팀에 합류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많이 들은 얘기가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이미 팀을 결성해서 아쉽다는 말이었다. 그날 나는 '평소에 사람들이랑 친해질 걸' 하는 속절 없는 후회와 '팀원을 못 모으면 어떡하지'하는 걱정과 함께 밤잠을 설쳤다.

 

#2

둘째 날이 되었다. 여전히 한 명의 팀원을 모으지 못한 나는 아카데미를 기웃거리며 팀원 할 사람 없나 찾고 있었다. 평소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몇몇에게 합류 의사를 물어봤지만, 역시나 이미 팀을 다 결성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아카데미 첫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개발자와 디자이너 두 분이 팀원 모집이 잘 되어가냐고 물어왔다. 디자이너 분은 알고 보니 이미 포항에 있는 독립서점 몇 군데를 둘러보기도 하고, 서점에서 진행하는 북토크에도 참여할 정도로 독립서점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즐기시던 분이었다. 개발자 분도 내 아이디어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다른 팀을 둘러보고나서 내 팀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해주셨다. 이미 팀으로 같이 합을 맞춰본 사이이기도 하고,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곧바로 팀 합류를 확정지었다. 

한 줄기 빛이었던 메세지

 

#3

나 포함 개발자 두 명, 디자이너 한 명을 확보한 상태로 팀 빌딩 마지막 날이 되었다. 기존에 우리 팀에 합류를 고민하던 분이 계셨고, 마지막 날까지 여러 팀 중 저울질을 하셨다. 좀 더 적극적인 구애(?) 의사를 내비친 덕에 우리 팀으로 무사히 합류하셨다. 그외 코로나라 재택 근무를 하시며 내 발표 영상을 보고 컨택해주신 디자이너분 , 팀 빌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우리 쪽으로 합류해주신 개발자 두 분 등을 포함하여 총 7명으로 팀 빌딩을 마무리하였다. 팀 빌딩 세션이 끝나고, 팀 이름을 짓는 시간이 주어졌다. 어떤 신박한 아이디어 없을까 고민하다가, 당시 모든 팀원의 신발이 샌들을 신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렇게 우리는 '팀 샌들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