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이라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만 ... 어쨌건 Apple Design Challenge 세션이 열려서 참석했다. 세션의 진행은 Apple Developer Academy에도 강의해주러 오셨던 Apple의 에반젤리스트 김창우 님께서 진행해주셨다. 그때부터 느꼈지만, 말씀을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잘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정도의 언변을 갖춰야 Apple에서 활동하는구나 싶었다.
최근에 프로젝트 때문에 이런 저런 앱을 기획하다보니 UI/UX에 관심이 더 생겼던 찰나였는데, 마침 좋은 타이밍에 Apple에서 디자인 챌린지를 열었다. 아직 코로나 이슈로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는지 온라인으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오히려 좋아)
오늘 들었던 세션 중 특히 유익했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 디자인의 4가지 목표 :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명확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 자연스럽고 단순한 워크플로우, 즐거운 경험
-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것은 명확성이고, 앱의 동작과 흐름이 사람의 기대와 일치해야 함
- 디자인을 하다 보면 '즐거운 경험'을 놓치기 쉽다고 함. (Apple은 특히 '즐거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음. 에디터 선정 앱의 기준을 찾아보니 디자인과 더불어 '즐거운 경험'의 내용이 있었음)
- UX/UI 디자인을 길 찾기 표지판에 비유해서 설명해주심. 우리가 실생활에서 표지판을 보며 생각하는 것들을 떠올리면서 앱의 디자인을 설계하면 됨
- '내가 어디에 있지?', '어디로 갈 수 있지?', '거기로 가면 무엇을 찾을 수 있지?', '여기서 나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지?', '잘못 들어왔는데 이전 방향이 어디였지?'
- 디자인에도 파레토의 법칙 (80:20 법칙)을 적용할 수 있음.
- 사용자의 80%는 기능의 20%만 사용함. 진짜 중요하고 꼭 보여줘야 하는 기능은 무엇이며, 없어도 되는 기능은 무엇인가?
- 기능들의 우선순위를 매겨서 점진적으로 보여줄 것.
- 탭바에는 계층이 존재함. 최우선 순위의 카테고리들을 탭바에 표시할 것. 탭바에 표시되는 것도 앱의 기능을 우선 순위에 따라 잘 정렬해보고 배치할 것
- 햄버거 버튼은 모든 기능들이 분류화되지 않은 상태로 나타나지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디자인이 아님. 파레토의 법칙에도 위배됨 (당장 하나의 화면에 모든 기능이 담긴 햄버거 버튼 메뉴가 필요할 리가 없잖아?!)
오늘의 알려주신 디자인 원칙을 'piccolo'라는 간단한 커피 주문 앱을 교보재 삼아서 진행해주셔서 더욱 이해가 잘 됐다. 이때 김창우님께서 동료와 모여서 어떻게 하면 최악의 디자인(ㅋㅋ)을 가진 앱을 만들까 하는 과정으로 piccolo라는 간단한 앱을 만드셨다고 한다. 이 앱을 통해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디자인 실수와 개선 방향을 보여주셨다. 디자인의 원리는 알겠다만, 곧바로 적용하려니 참 어려웠다. 킨디랑 미달이 앱도 디자인을 싹 갈아엎어야 할 텐데 ...
또 인상 깊었던 점은 '디테일'이었다.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뒤로 가는 Back 버튼에 대해서 얘기가 나왔다. 주문하는 과정에서 뒤로 간다는 것은 주문을 취소한다는 의미이므로, Cancel 문구가 적절하다고 말씀하셨다. 그저 뒤로 가기 버튼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서 문구까지 생각하는 세심함이 인상 깊었다.
또한, 우리가 탭바에 자주 쓰는 문구로 Home 버튼을 많이 쓰는데, 이는 우리의 Mental Model을 어기는 네이밍이라고 하셨다. Home이라는 단어는 거실, 부엌, 안방 등 집에 관한 세부 카테고리가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어플의 Home 네이밍은 적절치 않았다. 이보다 해당 화면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단어 (piccolo에서는 Order)를 쓰는 게 좋다. 나도 이런 디테일을 챙기며 멋드러진 디자인을 가진 앱을 만들고 싶다.
요즘 원씽을 읽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파레토의 법칙을 강조했다. 모든 것은 불평등하며, 우선 순위가 나뉜다.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이론이다. 이것을 디자인 법칙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나는 왜 애초에 이런 접근법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디자인 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해서도 파레토의 법칙의 관점으로 들여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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