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나를 생각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둘 다 중요하지만 만족스러운 인생을 위해선 후자의 비중이 더 높아야 하지 않을까. 예전에도 말했듯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후회다. 본디 후회란 지나고 나서 그것을 아쉬워하고 되돌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허나 인간은 시간을 되돌아갈 노릇이 없다. 몇 번의 후회를 겪으며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미래와 현재의 나에게 최선을 다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여 후회할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2. 여러 책을 비롯하여 우리는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듣는다. 그래, 나도 나를 더 알고 싶은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좋은 방법 중의 하나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쨌든 땅에 태어나 땅으로 다시 돌아가는 굴레에 속해 있는 존재일 뿐이다. 연속된 우주의 시간 속에 어쩌면 점 하나도 못 찍을 미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사회가 그럴싸하게 정해놓은 잣대에서 벗어나 한낱 미물일 뿐일 지라도 (어쩌면 한낱 미물이기에)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3. 사실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 아직 와닿지 않는다.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하기에 그럴 짬밥이 안된 건가. 그런 나에게 꽂힌 단어가 있었으니, '낭만'이라는 것이다. 유튜버 '빠니보틀'이 남미를 여행하다 과테말라의 화산에서 구운 피자를 먹기 위해 고된 여행길에 오른다. 빠니보틀은 '남들이 굳이 그걸 먹으러 거길 가냐고 해도 이게 나의 낭만'이라고 말한다. 순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뇌리를 번뜩 스쳤다.
4.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 낭만의 사전적 정의다. 현실에 매이지 않는다, 진정 주체적인 삶이다.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한다, 그것에 끌려가지 않고 능동적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낭만을 추구하면 저절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답이 따라온다. 나의 낭만은 무엇일까? 낭만이 있었을까? 낭만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일요일 아침마다 sunday morning 노래 듣기, 월급날에 몇 천 원 더 비싼 아메리카노 사 먹기, 글 쓸 때 내가 좋아하는 펜 쓰기 등.
5. 낭만은 붓이며, 낭만으로 인생을 색칠한다. 은은한 색도 아름답고 화려한 색도 아름답다. 거창한 것도, 사소한 것도 낭만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했거늘, 어쩌면 나도 사회의 기준에 충족되기 위해 나를 외면하지 않았을까. 작은 것부터 낭만을 찾아야겠다. 여러분들의 낭만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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