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ple Devloper Academy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반, 포항에 온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그간 Prelude, MC1, NC1을 진행했다. 내일이면 발표를 마지막으로 NC1이 종료되고, 다음 주면 MC2에 돌입한다.그전에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 중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들이 있다.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
올해 초 Apple Developer Academy에 합격했다. 작년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웹 개발 공부를 시작하며 클라이언트 개발에 대한 관심도 은연중에 생겼다. 직접 어플을 개발하며 사용자들과 호흡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웹보다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 작년 말 Apple에서 포항에 Academy를 개설한다는 뉴스를 봤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원했다. 지원서도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제출했고, 시험과 면접 등 과정들을 하나씩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Apple Developer Academy 지원자에서 러너가 되었다. 하지만 합격한 기쁨도 잠시, 앞으로 마주칠 좌절감, 현타, 고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Swift
작년 여름방학에 swift 스터디를 한달 정도 진행한 적이 있다. 네이버 부스트 코스에 있는 야곰님의 강의를 보며 블로그에 정리했는데 이 경험이 독이 되었다. 먼저 swift를 맛본 것은 좋은 경험이었으나 한번 공부해봤다는 생각에 안일해졌고 Academy를 시작하기 전 swift를 담금질해볼 시간을 그냥저냥 흘려보냈다. 이러한 이유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Apple Developer Academy에서 1년 동안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느슨하게 만든 것 같았다. 한시름 놓았다고 해야 하나, 한시름이면 다행이다만 두, 세 시름 놓아버렸다. 내가 손 놓고 흘려보낸 시간을 남들은 알차게 채웠고, 결국 그 빈 시간은 두, 세배의 격차가 되어 내게 돌아왔다.
MC1
MC1 프로젝트 밥몽어스를 진행하며 거의 처음 swift를 공부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멘붕의 연속이었다. 물론 내가 맡은 기능은 구현을 했지만 전혀 영양가 없는, 나에게 남는 게 1도 없는 비효율적인 기간이었다. 내가 쓰는 코드들이 맞는지, 어떤 원리로 이렇게 구현되는지 이해하지 않은 상태로 코드를 가져왔다. 심지어 swift 문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코드를 이해하는 수준이 떨어졌기에 진짜 내 코드를 칠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프로젝트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흥미도 떨어졌고, 뛰어난 동료들을 보며 큰 위기의식을 느꼈다. 시간을 쏟으며 작업에 열중하긴 했으나 무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이었다. 실질적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생각했다.
NC1
MC1때 큰 위기의식을 느끼며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나는 물 붓기를 멈추고 구멍 난 독을 메꾸거나 새로운 독을 짜야했다. 그래서 2주간 진행되는 NC1 기간 동안 기초를 다시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swift 기본 지식을 공부하기로 계획했다. 다른 밥몽어스 팀원들은 우리가 완성한 MVP model에 부가 기능을 추가하고, 서버 통신을 연결하는 등 배포를 위한 후반 작업에 돌입했지만, 나는 그런 작업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다음 MC2에서 제대로 된 1인분을 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했다. 장기적으로 봐도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 1년 동안 나는 성장 포텐셜이 높은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이고,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 공사가 필수다.
그래서 NC1 기간 동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팀원들을 만나 같이 swift 기본 공부를 했고, 간단한 앱을 만들며 기반을 다져갔다. 역시나 공부해야 할 것들이 쏟아졌다. 매일 마주치는 생소한 개념들을 보며 이 많은 것들을 언제 공부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현재 내가 처한 정도와 수준을 냉정히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이자 스스로에게 가장 화가 많이 났던 기간이기도 하다. 무얼 믿고 그렇게 나태했는지 싶다. 그와 동시에 이제야 옳게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스친다. 하루빨리 따라잡아야겠다는 의지도 불타오르게 되었다.
MC2
다음주면 MC2를 위한 팀 빌딩이 시작되고 약 5,6주간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지난 MC1, NC1 기간을 통해 내게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다. 기본적인 swift 지식은 물론이고 유연한 SwiftUI 사용, Data Flow, 소통, git, 자기 관리, 뒷심 부족 등 고쳐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나는 MC2에서 어떤 것을 얻어갈 수 있을까.
Next Level
이제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내가 중심을 못잡았는지. 작년 개발 공부를 시작하며 2021년 스타트가 좋았는데, 그 이유는 초반에 1년 목표를 잘 세웠기 때문이다. 이와 상반되게 올해의 나는 작년 회고도, 올해 목표도 세우지 못했다. 그저 아카데미가 시작하길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느슨하게 보냈다. 자연스레 내 중심이 흐트러졌고, 흔들리는 중심을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Apple Developer Academy는 내게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아카데미 합격은 내가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내가 현재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는 사실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아카데미에 합격한 만큼 주어진 환경과 수단을 잘 활용해야 하는데 나는 마치 모든 것을 완수한 듯 손 놓고 나태함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수준에서 전공자들과 비교를 하는 게 그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일 지도, 단기간에 그 수준에 오르는 게 힘든 일인 지도 모른다. 고작 작년 동아리에서 웹 공부한 게 다인데, 어떻게 4년간 공부한, 심지어 현업에서 일하다 온 사람들과 비교를 하겠는가. 근데 그래서 뭐 어쩌자고. iOS 개발자라는 여정의 한 배를 탄 이상 비전공자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했을 때 나는 포텐셜이 높은 개발자일까. 이를 위해서 어떤 것을 채워가야 할까.
Task
이는 지금까지 떠오르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이다. 적절한 기간에 배치하여 해치우자.
- 생산적인 블로깅 (나, 타인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 간단한 토이프로젝트 (CRUD 익숙해지기 위한)
- iOS Data Flow tutorial (공식 문서)
- Swift Programming 책 완독
- Firebase 공부 (아마 MC2에 서버 통신할 듯)
- CS 공부
- 알고리즘 문제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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