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는 경상도의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늘 다정하셨고 내게 항상 믿는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아버지께 가장 감사한 점은 내가 사회에 의젓한 어른으로 나아가게끔 뒤에서 묵묵히 믿어주신다는 점이다. 어른으로서 아버지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셨으며, 내가 결정한 행동에 대해선 무엇이든 존중하고 지원해 주셨다. 이런 아버지께서 나에게 늘 하시던 말씀이 딱 한 가지 있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사회에 이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고, 이는 내 작은 사명이 되어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았다.
아버지의 가르침 덕에 나는 어릴 때부터 사회에서 나의 쓰임을 고민하였다. 이는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인생이 될지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답을 채우기 위해선 어떤 것에 의미를 둘지도 고민해야 했다. 고민의 정답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에세이를 즐겨 읽었다. 에세이는 나에게 여러 어른의 생각을 알려주었다. 에세이를 읽으며 느낀 생각과 깨달음은 글쓰기를 통해 정리하였다. 에세이와 글쓰기는 인생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고마운 도구였다.
50대의 나를 떠올려 보았다. 지금처럼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나간다면 고민이 많은 20대의 나에게 시원하게 답을 내어줄지도 모르겠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인생의 방향이나 의미를 알려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가치 있는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렇게 해서 나의 쓰임을 다할 수 있다면, 내가 고민해왔던 흔적이 묻어 있는 글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고 싶다. 50대의 나는 사람들의 고민에 현명한 답이나 방향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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